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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록

[후기] 파스타부오노 주방직원


* 읽기에 앞서... 아래 상기되는 내용은 본인이 근무한 지점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며 이를 근거로 모든 파스타부오노가 이와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장소 : 경남 진주시


기간 : 2014년 2월 말 ~ 2014년 4월 초 (약 1개월 보름)


업무 : 주방


수입 : 200,000 + 1,970,000 / 총 210만원 가량




주방. 주방일이라는게 원체 힘든일이고 나름 어르신들께 여쭈어보면 3D로 분류되는 듯 하다. 여튼 적성에도 맞지 않았고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얼마 하지도 못하였다. 목표한 기간은 적어도 1년이었는데 말이다.


당시 돈이 급하였고, 따라서 급여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지원을 했더랬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실패하면서 개인적으로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져있는 상태에서 무엇이라도 해야지 생활을 영유할 수 있었기에, 일단은 돈을 많이 얻으려면 어떻게 할까 하여 위의 일을 하였다. 덧붙여 여유자금이 필요했고, 게임 개발을 하고 있던 상태였기에 조금이나마 여윳돈을 벌 수 있을까 하여 구직한 것도 있었다. 아무래도 모집글에 월급 170이라고 적혀 있었으니 말이다.


뭐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파스타부오노의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이다. 그러면 직원은 10시에 출근하여 재료준비를 한다. 그 전날에 마무리가 안될 경우 9시에 출근하는 경우도 봤는데 이는 정말 드문 케이스였던거 같다.


만약 주방일을 이전에 해 보았다면 첫 출근 하자마자 풀 타임 근무이다. 근무시간은 12시간으로 오전 10시 출근하여 오후 10시에 종료한다. 주방일을 한번도 안한 (나같은 케이스) 경우에는 첫 달에 6시간, 다음 달에 출근을 2시간 늦춰 6시간, 3번째 달에 풀 타임 근무를 서게 된다고 설명을 듣고 첫달에 일이 익숙해지면 그냥 10시부터 8시까지 10시간을 시킨다. 물론 6개월 할 사람은 어떻게 처리하는진 모르지만 1년 이상 할 사람은 두번째달까지 수습으로 치고 120만원의 월급을 준다고 한다.


주 6일제라고 설명을 듣지만, 근무표를 보면 7일 일하고 다음날 쉰다. 8일이 일주일이 되는 하드코어한 한달을 보낼 수 있으며, 이렇게 근무표가 구성되면 어떤 달은 3일 쉬고 어떤달은 5일 쉰다. 주말이 주말이 아니고 그냥 평일의 연장이며 일주일은 7일이라는 개념자체가 붕괴된다는 점 참고하면 된다. 그리고 내가 일한 곳은 화요일에 파스타부오노 공산품 물류가 들어오기 때문에 누구도 쉬는 것이 없도록 시프트가 짜여져 있었다.


점심과 저녁을 제공한다. 어디서 반찬이 배달되어 오는데 양이 굉장히 적으며 밥먹는 시간이 따로 할당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밥 먹는 중간에 오더, 그러니까 주문이 오면 밥 먹다 요리하러 가야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식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보통 10분 20분 이내로 해결하고 밥 먹고 난 후에도 쉬지않고 곧바로 일한다. 흡연자의 경우 보통은 주방일을 못하도록 하는걸로 아는데 (음식에 담배냄새가 배인다는 이유 등으로..) 식후 땡 흡연을 하는 것을 많이 본 경험으로써 흡연자는 굉장히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흡연 하러 간다고 말을 하면 못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빨리 갔다 오라고 재촉은 받더라.


쉰다는 소리를 적으니 휴식시간이 궁금한 사람이 있을터인데, 여기는 휴식시간이 없다. 즉 10시간, 12시간 내내 공식적으로 쉬는 시간 없이 일한다. (내가 알기로는 이거 노동법 위반으로 알고 있다.) 화장실? 화장실에 가는데는 제한 같은게 딱히 없지만 분위기라는게 있어서 자주 가면 왠지 눈치가 보인다. 특히 주방일을 처음 하는 사람이 첫 달에 들어갈 경우 2주간 휴일없이 노동&노동 이므로 염전노예와 같은 느낌을 많이 받을 것이다.


이런 곳이지만 직원 복지를 착실하게 시행하고 있다. 일요일 오후에는 식사용 반찬이 배달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매장의 메뉴 중 하나를 골라서 먹을 수 있다. 다만 메뉴가 약간 한정적이며, 맛은 만들어 먹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오히려 고객용보다 정성이 더 들어가면 들어갔지... 그 외에도 사장 주관의 회식이나 여름에 단합회 같은 것도 하는 듯 한데, 겪어보지 못한 사항이라 더 이상은 노코멘트.


모든 주방 직원이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비효율적이며 모든 인원이 끊임없이 일하도록 만든다. 파트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조리를 하다가 재료가 떨어지면 내가 재료준비를 하고 그릇이 쌓이면 가서 설거지 하고, 파스타만 집중적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서브로 가서 도와주고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인원이 주방일에 관해서 프로페셔널 해야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때 책임회피가 굉장히 용이해지는 부수 효과가 있었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아무래도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 둔 시스템으로 보인다. 휴식시간에 언급했지만 12시간 내내 공식적인 휴식시간을 주지 않음은 곧 월급 이상으로 부려먹겠다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직원의 휴식은 곧 매장의 불이익으로 직결되는 문제였던 것이다! (진짜 그런지는 모르지만)


관리자급의 사람들, 실장 급 이상의 사람들은 매장에 한번 내지는 두번 정도 방문하여 한시간 내지는 두시간을 체류한다. 하루에 한번은 꼭 방문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관리자들이 일을 도와준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들이었다.


여기까지가 일의 흐름이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이것을 한달정도 겪다보면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앞에서 언급했는진 모르겠는데 만약 자신이 요리사를 목표로 한다거나, 혹은 대량 조리에 특출난 재능이 있지 않는 이상은 나와 같이 별로 익숙해지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쌓일 것이다. 근무시간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도 관리를 해야 하며,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다.)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 경우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서 보낸다. 따라서 요리관련으로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사람은 자기개발 시간이 굉장히 줄어든다.


여기서 일을 할 생각이 있다면, 한번 이와 같은 사항을 생각해보고 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차원에서 글을 적어 보았다.

누군가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근무하지 않을 것이며 누군가는 이보다 더한 환경에서 일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다시 안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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