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맞아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에 집결한 날. 민중 총 궐기라고 하더라.
아마 이 날은 못해도 한국 근 현대사에 최소 몇 줄 이상은 기록될 것이다.
5시 쯔음부터 해서 저녁 10시 근방까지 자리를 지키다 집에 왔었다.
오랜만에 장시간 밖에서 보낸것때문인지 발이 매우매우 무거웠다.
집에 오는것도 굉장히 버거웠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잠깐 검색해보니 100만명이 모였다고 하더라.
현장의 인구 밀집도도 그정도 인원이 모였을 것이라 나름대로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시청에서 부터 사람 흐름을 타고 흘러 이순신동상이 어렴풋이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구호에 참여했다.
왼쪽에 천안 미술관이랑 중앙일보 건물이 아주 근접하게 있었다.
거기 높은 층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면 장관이겠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
연예, 방송인도 몇몇 왔었지만 김제동씨 만큼 기억나는 사람은 딱히 없었다.
이동 중이었기에 대형 스크린을 못봐서 얼굴을 못봤기에 대본인지 그냥 말하는것인진 확인을 못했다만
말을 정말정말 잘하시더라. 아는 만큼 나오는 말일까? 진심으로 감탄했다.
뭔 말을 했는진 검색하면 나오겠지만 대충 요약하면 헌법엔 이러이런것들이 있는데
대통령은 죄다 그것들을 위반했다. 정도?
근데 그 사항들을 워낙 맛깔스럽게 말해서 그냥 믿게 되더라. 달변가가 이런것인가...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예상했던 기온보다 훨씬 따뜻했었다.
옷을 얇은 긴 팔에 외투 하나 걸쳤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바람따윈 느껴지지 않았다.
나중에 집에 갈 분위기가 되어서야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고 바람이 느껴질때쯤에
오늘 옷차림으로는 못버틸 날씨였구나 하고 깨달았었다. 그정도로 지독한 인구밀집도였다.
시위를 갔다와서 드는 생각, 아니 시위 도중에도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었지만
이 100만명 가량 되는 시위 인원이 전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이냐면 이 정도의 인원이 모인다고 해서 경제에 딱히 뭔가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시위시간동안 광화문 거리를 차량이 통과하지 못한다는 불편함 뿐인데
대통령이 과연 민중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리에서 물러날까? 하는 의구심이 마구들었다.
솔직히 내가 대통령이라도 굳이 하야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시간만 때우면 해산할건데...
평화 시위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뭔가 대규모 축제분위기 같아서 가족 단위도 쉽게 나올수도 있고
중고생들도 나름 안전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습들 그 자체가
언론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게 하니까.
그러나 정작 대중들의 마음이 위쪽에 전달되느냐는 별개의 문제인것 같다.
비폭력의 대가 간디는 폭력을 쓰지 않았을 뿐이지 세금을 내지 않는다던가 영국 제품을 쓰지 않는등의
저항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폭력을 쓰지 않으면서도 나름 효율(?)적으로 저항하는 것으로 시위의
대상이 크게 당혹스러워 해야 할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100만명의 촛불 시위는 그렇게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그날까지 시위만 하다가 종료될 수도 있겠다는 상황이 상상되어 시위 당시 현장에서 기분이 굉장히
미묘했었다.
19일인가 근 시일내에 또 집회를 한다고 들었다. 그 사이에 청와대에서 어떤 반응도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있을 시위가 어떻게 변할까. 만약 시위의 성격이 변한다면 나는 용기내어 참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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